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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모가디슈(국내영화)-숨막히는 내전과 숨트이는 배우들의 열연

by 공간연주자 2021. 10. 11.

영화 포스터

모가디슈: 소말리아에서 펼쳐지는 국가 간 신경전

모가디슈는 내전으로 고립된 낯선 도시입니다. 주인공들은 오로지 생존을 목표로 하면서 스토리를 진행합니다. 

대한민국이 UN가입을 위해 바쁘던 시기, 1991년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서는 위험한 내전이 발발합니다. 

통신이 끊긴 모가디슈에 고립된 대한민국 대사관의 직원과 가족들은 총알과 폭탄이 남발하는 가운데, 살아남기 위해 하루하루를 버팁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북한 대사관의 일행들이 도움을 요청하며 문을 두드립니다. 

목표는 '모가디슈'에서의 탈출. 그들의 탈출극이 시작됩니다. 

 

(주요 등장인물 소개)

 

한신성(김윤석): 소말리아 한국대사관 대사. 본 영화의 주인공입니다. 대한민국의 UN가입을 위하여 밤낮없이 뛰어다니면서 일하지만 번번이 북한 외교관들의 방해 공작으로 실패하게 됩니다. 북한 일행들과는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후 대사관을 습격당한 북한대사관의 림용수 대사가 어린아이들과 함께 처량한 모습으로 도와달라고 부탁하자, 처음에는 거절하였으나 결국 마음이 약해져서 북한 사람들과 함께하게 됩니다. 합류 후에는 림 대사와 둘만의 소통을 통해 갈등과 오해를 해소하였습니다. 그리고 서로 간의 정치적 문제를 내려놓고 생존에 집중하며 서로 돕기로 결정합니다. 

 

강대진(조인성): 대한민국 국가안전기획부(Agency for National Security Planning) 요원 출신으로 소말리아 한국대사관의 참사관입니다. 실제로 모델이 된 사람은 '이창우'참사관 이라고 합니다. 영화 초반에 은근 바보 같은 모습도 보여주고 좌천되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든든하지 못한 캐릭터였습니다. 하지만 국가안전기획부 출신답게 위기 상황에 뛰어난 순발력과 대담함으로 해결할 방법을 찾아내었습니다. 북한대사관을 견제하기 위하여 가짜 뉴스를 퍼트리고 쿠데타군을 역으로 협박하여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등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본인 스스로 특수 훈련을 받았다고 자랑합니다. 영화 중 북한 외교관을 단숨에 무력으로 제압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림용수(허준호): 소말리아 북한대사관 대사. 수많은 로비와 방해 공작으로 대한민국 외교관들의 일을 빈번히 틀어지게 만들면서 대한민국 외교관들과는 사이가 나쁩니다. 하지만 소말리아 반군들에 의해 식량과 의약품 그리고 아이들의 목숨까지 위협받게 되자, 결국 대한민국 대사관의 도움을 받게 됩니다. 대한민국의 한신성 대사와의 소통을 통해 오해와 갈등을 어느정도 해소하고, 탈출을 공동목표로 그동안 정치적 견해 차이는 내려놓기로 타협합니다. 실제로 영화 중 계속해서 대한민국 사람들과 서로 생존하기 위해 돕는 모습이 나옵니다. 영화감독이 허준호 배우의 영화 '인랑'을 보고 감명을 받아 대본이 나오기도 전에 출연 제안을 했다고 합니다. 허준호 배우가 그 자리에서 승낙해 주어서 굉장히 기뻤다고 합니다. 

 

태준기(구교환): 소말리아 북한대사관 참사관. 북한 국가보위성(State Security Department)의 요원답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공작을 일삼습니다. 소말리아 반군이 북한 외교관의 가족을 희롱하려고 할 때 그 반군을 주먹으로 때려눕힌 장면을 보니 본성이 나쁜 편은 아닙니다. 이탈리아 공사관으로 향하는 추격전에서 본인의 임무를 다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총격으로 인해 사망하게 됩니다. 대담함을 가지고 있지만 싸움에서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는 1990년대 무너져 가는 북한의 국력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역할에 캐스팅된 구교환 배우는 주변에서 처음에 캐스팅을 반대했다고 합니다. 연기력은 인정받았지만 인지도가 떨어져서 블록버스터 영화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감독은 구교환 배우의 가능성을 믿고 캐스팅했습니다. 

 

모가디슈: 실제 이야기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

1969년 소말리아 대통령을 암살하면서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모하메드 시아드 바레'장군은 자기 부족 위주의 정책을 펼치며 22년 간 장기 집권합니다. 바레 장군은 국내의 정치적 불만을 다른 지역으로 돌렸습니다. 

 

오랫동안 바레 장군이 독재를 했지만, 고속도로 설치, 발전소, 항구, 공항, 스포츠시설, 상하수도 시설 확충 등의 성과를 거두며 약간의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하지만 외채위기에 휘말리면서 소말리아 경제는 파탄상태에 이르게 됩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바레 장군은 자신의 부족에게만 권력을 나누어주었고, 다른 부족들은 철저하게 정치에서 배제되었습니다. 결국 소말리아의 다른 부족들과 정치 조직들은 '통일 소말리아 회의(=USC)'를 결성하여 1991년에 바레 장군의 정권을 쿠데타로 몰아내게 됩니다. 

 

전체적인 스토리는 '탈출'을 주제로 진행됩니다. 메인 스토리는 남북한 외교관들의 시점으로 진행되지만, 동시에 독재정권의 무차별적인 공격, 길거리에 널부러진 시체들, 동네에서 순진하게 축구하던 아이들이 총을 들고 목숨을 위협하고 다니는 모습 등을 보여주며 소말리아 내전의 비극적인 현실을 보여주게 됩니다.(영화의 주목할 만한 포인트 중 하나) 특히, 100% 해외 로케이션으로 촬영했기 때문에 생생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덕분에 영화 '모가디슈'는 내전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실제 소말리아는 여행금지 국가로 지정되어, 아프리카 모로코에서 촬영했다고 합니다.)

 

원래 손익분기점을 넘기 위해서는 600만 관람객들이 영화를 관람해야 했으나, 코로나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한국영화 제작을 지원하기 위하여 상영관 측에서 배려를 해주었습니다. 그래서 손익분기점은 약 300만 관람객이 영화를 관람하는 것으로 줄어들었습니다. 개봉 22일 차, 관객수 250만명을 돌파하며 2011년 한국영화 최고의 흥행작이 되었습니다.  

 

모가디슈: '억지'는 없다. '진실'만 있다.

전반적으로 이 영화를 본 대부분의 관람객과 영화 평론가들 또한 이 영화에 호평을 했습니다. 이 영화의 감독인 류승완 감독이 크게 비판받았던 영화 '군함도'의 단점을 완벽히 극복했습니다. 영화 '부당거래'와 더불어 류승완 감독 최고의 필모그래피를 남겼습니다. 

 

한국영화의 고질적인 클리셰라고 할 수 있는 '신파'가 이 영화에서는 거의 찾아 볼 수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이것은 현재 바뀐 남북관계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 변화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남북한에는 같은 역사를 공유한 세대가 줄어들고 있으며, 전혀 다른 문화와 환경에서 태어나고 자란 세대가 사회의 주역이 되고 있습니다.(당장 북한의 리더 김정은도 1984년에 태어났다.) 그런 세대에게 같은 민족이라는 이유로 무조건적인 눈물과 포용은 어색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영화 '모가디슈'는 이러한 부분에서 전형적인 남한, 북한을 소재로 다룬 영화 중 유일하다고 생각합니다. 

 

 뻔한 이야기는 최대한 자제한 새로운 한국영화 '모가디슈'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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